Page 61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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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비구라는 말의 뜻/대지(大智)율사




               대지(大智)율사가 지은  비구정명(比丘正名)에서는 이렇게 말
            하고 있다.



                  범어로는 필추(苾蒭:比丘)이며 중국어로는 걸사(乞士)이니
                안으로는 법을 빌려 성품을 돕고 밖으로는 밥을 빌려 몸을 돕
                는다.부모는 사람 중에 가장 가까이할 사람이나 가장 먼저

                그 인연을 끊고,수염과 머리카락은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것이지만 모조리 깎아 없앤다.칠보가 창고에 넘치는 부도 초
                개같이 버리고 일품(一品)벼슬에 달하는 명예도 구름이나 연
                기만도 못하게 보면서 무상(無常)함에 진저리를 내어 모든 현
                상[有]의 근본을 깊이 캔다.
                  뜻을 높이고자 하면 반드시 몸을 낮추어야 하니 잡고 있는

                주장자는 마른 찔레나무요,들고 있는 발우는 깨진 그릇과 다
                를 바 없다.어깨에 걸친 회색 옷은 다 떨어진 누더기며 팔꿈
                치에 둘러 멘 걸망은 영락없는 푸대자루다.청정한 생활은 이
                미 팔정도(八正道)에 맞고 검약한 처신은 사의행(四依行)에 맞

                으니 구주사해(九州四海)가 모두 내가 가는 길이며,나무 밑
                무덤 사이 모두 내가 쉬는 곳이다.
                  삼승(三乘)의 좋은 수레를 타고 부처님이 남기신 자취를 밟
                으며 거룩한 가르침을 어김없이 받아 가지니 진정한 불제자
                다.세상 인연을 만나도 흔들리지 않으니 실로 대장부다.마군

                과 싸워 이기고 번뇌 그물을 열어 제쳐 만금의 훌륭한 공양도
                받을 만하며 사생(四生)의 복밭이 되는 것도 헛된 것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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