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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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대중공사를 통해 살림의 법도를 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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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용 도해(芙蓉道楷:1042~1118,조동종 投子義淸의 법을 이음)
            선사가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내 이렇다 하게 수행한 바가 없는데 과분하게도 산문을 주관
            하게 되었으니,이제 옛 분들이 주지하시던 법도를 비슷하게나마
            본받아 보답하고자 한다.우선 다음의 일을 여러분과 의논해서 결

            정하고자 한다.
               이제부터는 산을 내려가지 않고,신도들이 베푸는 공양에 가지
            않을 것이며,화주(化主)를 보내지도 않을 것이다.오직 절에서 1

            년 동안 수확하여 거둔 것을 360등분하여 하루에 하루분만을 사
            용할 것이며,사람 수에 따라 늘이거나 줄여서는 안 된다.밥을

            먹을 만하면 밥을 짓고,밥을 짓기에 부족하면 죽을 쑤고,죽을
            쑤기도 부족하면 미음을 끓일 것이다.새로 오는 사람과 상견례를
            할 때에도 차 끓이는 것으로 족하다.다른 일은 애써 줄이고 오직

            도를 결판하는 데에만 마음을 기울일 일이다.그렇다 하더라도 이
            일은 여러분 중에 나이 많은 이를 존중해서 다시 의논하도록 할

            것이며,이것 역시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대중들이여,옛사람의
            게송을 들어보았는가.”



                  거친 산전(山田)의 좁쌀밥과
                  채소 시래기 반찬을
                  먹겠다면 나도 따라 먹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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