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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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사라는 뜻은 바로 이런 것을 말함이 아니겠는가? 지원집(芝
園集)
26.주지살이/영원 유청(靈源惟淸)스님
영원 유청(靈源惟淸:?~1117,임제종 황룡파)선사는 문에다 방
(牓)을 써 붙였다.
나 유청은 이름만 주지일 뿐 실로 길손과도 같다.단지 대
중을 통솔하고 불법을 널리 펴서 우러러 교풍을 돕는 것을 내
직분으로 삼을 뿐이다.
절에서 관리하는 상주물(常住物)은 내 것이 아니므로 이치로
보아서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그러므로 소임자에
게 모두 위임하고 분야를 나누어 일을 맡아보게 하되,공과
사를 분명히 하여 합당한 것은 하고 쓸모 없는 것은 버려야
한다.나는 그저 대중과 함께 밥 먹고 옷 입고 할 뿐이며 몸
에 지닌 물병과 발우만으로 인연 따라 가고 머무를 뿐이다.
생각건대 사방 납자들은 목적이 있어서 여기 왔을 것인데
침식까지는 정성껏 살펴주겠지만 나머지는 따로 공양하기 어
렵다.그 물건들은 세속법으로는 공공물이고 불법으로는 대중
의 재산이니 이것을 훔쳐 남의 마음을 사고 자기 것으로 가로
채는 일은 실로 본래 세웠던 뜻에서 보면 감히 하지 못할 일
이다.일찌감치 글로 써서 알리는 바이니 잘 생각해 보기 바
란다. 석각재천동(石刻在天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