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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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와 있었다.나란히 배를 타고 동쪽으로 내려오면서 스님은 날
마다 종지[宗要]를 말해 주었다.공이 물러나 문도들에게 말하였
다.
“오늘 이 장구성이 아니었던들 어떻게 노스님께서 선(禪)의 강
물을 기울여 여러분들께 법을 들려주셨겠는가?”
공이 영가현(永嘉縣)을 다스릴 때 광효사(光孝寺)의 주지 자리
가 비어 있으므로 복당(福唐)서선사(西禪寺)의 수정(守淨)선사에게
편지를 보내 말하였다.
불법이 떠난 지 오래되어 경산 노스님께서 영외(嶺外:梅陽)
로 가신 뒤에 학인들은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그러나 지금
조정은 맑고 경산스님도 돌아오셨으니 불법이 다시 일어나려
는가 봅니다.
저는 사실 이 도에 일찍부터 부딪쳐 왔습니다.그래서 이번
명공대가(名公大家)한두 분을 찾아 그 분들의 제창으로 미혹
한 이들을 깨우쳐 주고자 하니 스님께서 제발 저의 청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어떤 사람은 혹 서선사는 넉넉한 곳이고 광
효사는 박한 곳이라서 수정스님은 틀림없이 오지 않을 것이라
고 하지만,이런 말은 속인의 소견으로 다른 사람을 맞추려는
것입니다.그러나 저는 이것으로 불법의 흥망을 점쳐 보려 하
니,스님께서 불법을 일으켜 보겠다는 마음을 내고 여러분들
이 반 팔의 힘만 내주신다면 지극히 다행이겠습니다.
불법을 지키려는 공의 정성이 이 편지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문도전(聞道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