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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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자 스님이 이렇게 말하였다.
               “상공(相公)은 총명하여 사람 중에 영걸이오.불법 인연으로 오

            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겠소.그런데도 하루아침에 부처
            님의 부촉을 저버린단 말이오?”
               그러자 공은 마음을 돌렸다.

               또 이백시(李伯時)는 말 그림을 잘 그려 한간(韓幹:당 현종 때
            의 화가)에 뒤지지 않게 그림값을 받았는데 스님은 그를 꾸짖었다.
               “그대는 사대부로서 그림으로 이름이 났는데,하물며 말 그림

            을 그린단 말인가?사람들에게 묘를 얻었다고 자랑하며 봐 주기를
            기대하겠지만,묘하게도 그대는 말 뱃속에 들어갈 것이다.”
               이백시는 이에 다시는 붓을 들지 않았다.

               또 황정견(黃庭堅:노직)은 저속한 시를 즐겨 짓고 사람들은 다
            투어 그것을 전하니,스님이 이렇게 말하였다.

               “묘한 문장을 내게도 좀 끌러 놓으시죠.”
               그러자 황노직이 웃으며 말하기를,“나도 말 뱃속으로 집어넣
            을 참입니까?”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그대는 저속한 말로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음란하게 움직이고
            있으니,어찌 말 뱃속에 그치랴.틀림없이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어록(語錄)



               31.자기 제문을 짓다/고산 지원(孤山智圓)법사


               고산 지원(孤山智圓:976~1022)법사는 뛰어난 재주와 깊은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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