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P. 75

75


                있도다.생존과 사멸 두 쪽을 집착해서 항상 흔들려 쉴 날이
                없으며 깜깜하여 비출 줄을 모르는구나.
                  내 혼돈(混沌)을 회복하여 정명(精明)으로 돌아가려 하노라.
                그리하여 허깨비 아닌[非幻]법에서 허깨비 언설을 지어 내는

                것이니,허깨비 아님도 없거늘 어찌 허깨비라는 법이 있으랴.
                그대 중용자도 묘하게 이 뜻을 알아들을지어다.그대가 이미
                허깨비 생을 받았으니 허깨비 죽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
                다.그러므로 나는 허깨비 몸이 있어서 허깨비 병이 있게 되
                었고,입으로는 허깨비 말을 빌려 허깨비 제자에게 허깨비 붓

                을 잡아 허깨비 글을 쓰게 하노라.그리하여 미리 그대 허깨
                비 중용자를 제사 지내고 끝없는 뒷사람들에게 모든 법이 허
                깨비 같음을 알게 하고자 하노라.
                  이렇게 하면 허깨비삼매[如幻三味]가 여기 있다 하리라.아!

                삼매,그것도 허깨비로다.잘 받아 먹으라.


               그리고는 가부좌한 채 열반에 드셨다. 한거편(閑居編)




               32.소동파의 옥대/요원(了元)선사



               소동파(蘇東坡:1036~1101)가 말하였다.
               “어머니께서 나를 가졌을 때 꿈에 비쩍 마른 애꾸스님 한 분이

            문 앞에 오셨다는데,열 살 남짓 되어서는 내 꿈에 자주 보였다.
            그러니 나는 전생에 스님이었던가 보다.또 내 아우 자유(子由)가
            진정 극문(眞淨克文),수성 상총(壽聖常總)스님과 함께 고안(高安)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