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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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임자가 대답을 못 하자 다시 물었다.
“이곳에 선(禪)닦는 사람은 없습니까?”
“ 요즘에 한 스님이 절에 들어와 막일을 하고 있는데 자못 선승
같은 데가 있습니다.”
공이 모셔 오라 하여 스님이 이르자 보고는 매우 기뻐하며 말
하였다.
“내게 마침 한 가지 물을 말이 있는데 스님네들이 말씀을 아끼
시니,대신 한 말씀 해주십시오.”
스님이 물으십시오 하니,공은 앞에 했던 질문을 똑같이 하였
다.스님이 “배휴!”하고 낭랑한 소리로 부르자 공이 “예!”하는데
“어디 있느냐?”하였다.공이 당장에 그 뜻을 깨닫고 마치 상투
속 구슬을 찾은 듯 기뻐하며 말하였다.
“스님께선 진짜 선지식이십니다.이렇게도 분명하게 법을 보여
주시면서 어째서 이런 데 숨어 계십니까?”
이때부터 제자의 예를 올리고 다시 황벽산에 머무르시기를 청
하였다.
공은 조사의 심법을 훤히 깨치고 교학까지도 두루 꿰었으니,
제방 선사들은 모두 배상국은 황벽스님 문하에서 헛 나온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전등(傳燈)
35.백련결사에서 공부한 거사/유정지(劉程之)
진(秦)나라 유민(遺民)인 유씨(劉氏)는 이름이 정지(程之)이며 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