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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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음은 고요한 주체가 없기 때문이며,생각하면서도 생각하지 않
음은 비칠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주관과 대상이 다 고요하면 마
음이 편안해지니 이것이 마음 근원으로 돌아가는 긴요한 방편이
다.”
38.노자의 도를 닦다가 불법을 만나다/오설초(吳契初)
孚
도사(道士)오설초(吳契初)는 괵주(虎州 )주양(朱陽)사람이다.
하청(河淸)군수로 있다가 중앙관서에서 보낸 사자의 탄핵을 받고
숭산(嵩山)에 숨었는데 거기서 석태(石泰)선생을 만났다.오설초가
묻기를 “노자의 가르침[虛無之道]을 들려주시겠습니까?”하니 석
태선생이 말하였다.
“선각(先覺)의 말씀에 의하면 다섯 가지 무루법[五無漏法]이 있
다.첫째 눈으로 보지 않으면 혼(魂)이 간장에 있게 되고,둘째 귀
로 듣지 않으면 정기(精氣)가 신장에 있게 되며,셋째 혀로 말을
하지 않으면 정신(精神)이 심장에 있게 되고,넷째 코로 냄새를 맡
지 않으면 넋[魄]이 폐에 있게 되며,다섯째 사지를 움직이지 않으
면 의지[意]가 비장에 있게 된다.이 다섯 가지가 서로 융합하여
하나의 기(氣)가 되어 3관(三關,人體의 3대 요소)에 모이면 이것을
연홍(鉛汞)이라고 한다.그런데 이 연홍은 몸안에서 구해지는 것이
어서 다른 데서 구할 필요가 없다.”
오설초는 이 비결을 전해 받고 나서 오랜 노력 끝에 공부가 성
취되었다.한번은 우연히 서악(西岳)에 갔다가 자양진인(紫陽眞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