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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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頌)을 지었다.



                  조사의 기봉을 단번에 간파하니
                  눈을 뜨고 감음이 한결같도다
                  이로부터 성인이고 범인이고 다 없어져
                  대천세계는 원래 털끝 만한 거리도 없다.
                  驀然覰破祖師機 開眼還同合眼時
                  從此聖凡俱喪盡 大千元不隔毫釐  선원유사(仙苑遺事)




               39.목선암(木禪菴)/대수 법진(大隋法眞)선사



               대수사(大隋寺)법진(法眞:834~919)선사는 신주(梓州)사람이

            며 염정왕씨(鹽亭王氏)자손으로 원래 벼슬이 높은 집안이었다.젊
            어서 숙세 인연을 깨닫고 뜻을 세워 스승을 찾아 나섰다.남쪽으
            로 내려와서 약산 도오(藥山道吾)선사를 뵌 뒤,대위산(大潙山)영

            우(靈祐)선사를 찾아뵙고 대중 속에 끼어 부지런히 일을 하였다.
            배불리 먹지 않고 따뜻한 곳에 잠자지 않으면서 맑은 고행과 철

            저한 수행으로 실천과 지조가 남달랐으므로,영우선사가 늘 그의
            근기를 인정하였다.하루는 대위선사가 물었다.
               “자네는 이곳에 와서 왜 한마디 법도 묻지 않는가?”

               “ 무엇에다 입을 열어야 하는지 저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 무엇이 부처냐고 묻지 그러느냐?”
               진(眞)선사가 손으로 대위선사의 입을 가리는 시늉을 하자 대

            위선사는 “그대는 참으로 도의 진수(眞髓)를 얻었구나”하고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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