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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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103


                 둔한 말은 두 번째 채찍을 알지 못하네

                 일월처럼 빛나는 은혜 느꼈지만
                 산 속에 머무를 수 없는 이 내 몸
                 내일 아침 산 아래로 떠나가도
                 뒷날 다시 와서 인연을 맺으리라.

                 西別岷峨路五千 幸攜 錫禮高禪
                 不材雖見頻揮斧 鈍足難諳再擧鞭

                 深感恩光同日月 未能蹤迹止林泉
                 明朝且出山前去 佗日重來會有緣


               법연선사도 게송으로 불안선사를 송별하였다.



                 완백대(皖伯臺)앞에서 그대를 보낼 때
                 복사꽃 비단 같고 버들잎은 눈썹 같아라
                 내년 이맘 때 난간에 기대서서 바라본다면
                 한두 가지 버들은 여전히 푸르겠지.

                 皖伯臺前送別時 桃華如錦柳如眉
                 明年此日凭欄看 依舊靑靑一兩枝


               그 길로 불안스님은 장산(蔣山)을 찾아가 여름 결제를 하였다.
            거기서 우연히 영원(靈源惟淸)선사를 만나 나날이 우의가 두터워

            졌는데,한번은 한가히 이야기하던 중 불안스님이 영원선사에게
            말하였다.
               “요즈음 서울에 계시는 어떤 노스님의 법문을 들었는데 인연이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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