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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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연선사는 천하 제일 가는 큰스님이신데 무슨 까닭에 그 분
을 버리고 먼 곳으로 돌아다니는가?인연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지견으로 이해하는 스님일 것이니,그대가 처음 발심한 때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불안스님은 이 말에 고무되어 곧장 해회사로 달려갔고,그 후
7년 만에 비로소 종지를 깨달았다.
아!영원스님이 없었다면 불안스님은 반드시 썩은 물[死水]에
빠졌을 것이니,어떻게 다시 용문(龍門)을 통과할 수 있었겠는가.
옛사람의 말에 “나의 도를 이루어 줄 사람은 밝은 벗이다”하였는
데 이 말씀이 어찌 거짓이겠는가.
38.황룡 삼관에 대한 게송/변(辯)선사
호주(湖州)하산(何山)변(辯)선사가 제방을 돌아다니다가 서경
(西京)소림사(少林寺)에 갔을 때였다.한 스님에게서 ‘계빈왕(罽賓
王)이 사자존자(獅子尊者)의 목을 베었다’는 화두에 대해 용문사
불안선사가 고시(古詩)로 종지를 밝혔다는 용문사 불안선사의 이
야기를 듣게 되었는데,그 시는 다음과 같다.
양자강가 수양버들에 봄이 드니
버들 꽃 휘날려 강 건너는 사람 시름에 젖게 한다
한 가락 남은 피리소리에 정자에서의 이별 늦어지는데
그대는 소상으로 가고 나는 진나라로 간다.
楊子江頭楊柳春 楊花愁殺渡江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