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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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가 말하였다.
               “네가 그놈을 두들겨 주고 내쫓아라!그는 나의 시자가 될 수

            없다.”
               “ 일방적으로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마침내 혜남선사가 방장실로 들어가는데 혜원스님이 “가엾은

            황벽이 용머리에 뱀꼬리가 되었구나”하니 혜남선사는 미소를 지
            을 뿐이었다.
               이어 동오 지방을 돌아다니다가 고소산(姑蘇山)남봉난야(南峰

            蘭若)에 머무르면서 높은 기상을 지니고 산천을 즐기며 생활하였
            는데,얼마 후 곤산(崑山)혜엄(慧嚴)선사의 문하에서 공부한 관리
            들이 혜원(慧元)선사를 제1세로 추대하였다.

               그는 혜남스님의 화두에 풀이를 달았다.혜남스님은 스님들을
            보면 으레 먼저 “사람마다 태어난 인연[生緣]이 있는데 상좌의 인

            연은 무엇인고?”라고 묻고 그 다음엔 “내 손은 어찌하여 부처님의
            손을 닮았고,내 다리는 어찌하여 당나귀 다리를 닮았는가?”를 물
            었다.원선사는 여기에 두 수의 게송을 지어 붙였다.



                 만나면 으레 태어난 인연을 물으니
                 이 한 구절의 기봉은 가장 심오한 것
                 달마스님 소림사에 한쪽 신발 남겨 두고
                 총령으로 가셨다는 말씀 거짓이 아니구려.
                 相逢不免問生緣 一句當鋒旨最玄

                 達磨少林遺隻履 却登蔥嶺不虛傳
                 선문의 최고 관문을 뚫으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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