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P. 116
116
그의 복이 지혜에 못 미침을 애석하게 여겨 세상에 나가지 말라
고 부탁하였다.초당 청(草堂善淸)선사가 게송을 지어 그를 송별하
였다.
머리를 마주하고 10년을 지내온 황룡사의 생활
진공을 한 번 깨달으니 모든 경계 한가롭네
인연 따라 가는 발길 고상히 은거하여
그대 이름 석 자를 세속에 알리지 마오.
十年聚首龍峰寺 一悟眞空萬境閑
此去隨緣且高隱 莫將名字落人間
그리고는 천태산(天台山)에 머무르니 그의 명성이 총림에 드높
아 조정의 명으로 숭각사(崇覺寺)주지를 맡았다.그러나 얼마 되
지 않아 불이 났다.그는 복구에 힘쓰면서도 제자를 가르치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일찍이 ‘들여우[野狐]화두’에 대하여 송을 지었다.
입에 머금은 피 사람에게 뿜으면 그 입 먼저 더러워진다네
백장의 들여우가 머리를 잃고는 미친 듯 달아나는데
갑자기 불러 세워 힘줄이 튀기도록 후려치리라.
含血潠人 先汚其口
百丈野狐失頭狂走
驀地喚回打箇筋斗
스님은 성격이 꼼꼼하고 지견이 매우 높았으며,계율이 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