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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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도를 듣고 지난날의 잘못을 깨달았네
우연히 우리 순선사를 만나
코를 비틀었다는 말에 진면목을 그대로 보고
돌아서선 별도의 단련을 받지 않았네
주장자에 헤진 누더기 걸친 선사는 무엇이며
술과 소금을 감독하는 나는 누구일까
동헌에 비치는 조각달이 부끄러운데
한 잔의 감로주 엿과 같이 달구나.
中年聞道覺前非 邂逅相逢老順師
搐鼻俓參眞面目 掉頭不受別鉗鎚
枯藤破衲公何事 白酒靑鹽我是誰
慚愧東軒殘月上 一盃甘露滑如飴
소성(紹聖)원년(1094)소자유가 다시 균양에 왔을 때는 순선사
가 입적한 지 1년 뒤였다.스님의 영정에 절을 올리고 영정 왼편
에 찬을 부쳤다.
눌(訥)선사와 행각하고 연(璉)선사와 기거하였으며
남(南)선사에게 법을 얻어 그의 맏이가 되었네
승속에게 도를 성취시켜 주었으니 노스님[老師]이라 할 만하며
어리석은 무리에게 자비를 베푸시니 할머니[老姥]라 부를 만하
다
나는 처음 몰랐다가 선친의 인연 때문에
고안으로 나를 찾아와 코 비틀었다는 이야기 들려주셨네
다시 찾아왔으나 계시지 않아 영정에 예를 올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