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P. 138

138


            데 쓴맛 신맛을 다 쉬고 모두 이 종의 법력을 받게 되리라.”
               이에 사부대중이 환호하며 대단한 불사라 찬탄하였다.

               지선사는 항상 ‘3세제불은 있음[有]을 알지 못하는데 고양이며
            암소는 도리어 있음을 안다’는 것을 들려주고 염(拈)하였다.“삼세
            제불도 있는 줄을 모르는데 고양이와 암소가 꿈속에 볼 수 있겠

            는가.뻔한 일이다.향상인(向上人)만이 있음을 안다는 것을 알아
            야 하리라.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있음을 아는 사람인가?”
               이어서 송으로 밝혔다.



                 관청 술을 마시고 관아 계단에 누워
                 그곳에 죽고 그곳에 묻히니
                 모래사장의 한없는 영령들이여
                 산처럼 언덕처럼 쌓여 있는 해골더미여.
                 喫官酒臥官階 當處死當處埋

                 沙場無限英靈漢 堆山積嶽靈屍骸


               그의 법문 또한 이러하였다.세상에 나가 제방 큰스님들 못지
            않게 일을 추진했으나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학인들이 명망 있는

            곳으로 달아나는 데야 어찌하랴!대위사에 있을 때에는 운세가 이
            미 떠난 뒤였다.이 때문에 도를 이루고서도 세상에 펼칠 수 없어
            아는 사람들의 탄식을 자아냈다.그러나 참정이 스님의 어요(語要)

            에 서문을 쓰면서 “그는 임제종을 지키면서 선문의 중책을 스스
            로 짊어진 자다”라고 하였으니,가히 그를 알아주는 자라 할 만하

            다.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