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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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139
7.용문사 연수당 벽에 써 붙인 글/불안(佛眼)선사
불안(佛眼)선사가 서주(舒州)용문사(龍門寺)에 주지로 있을 때,
연수당(延壽堂)벽에다 글을 썼다.
“부처님께서 병이 있는 자는 당연히 치료하라고 허락하셨지만,
쉬려고 하는 자에게 이 장소를 제공할 수 있겠는가?총림에는 몇
가지 당우가 있다.즉 열반당(涅槃堂)이란 법신이 상주함을 보고
법이 나지 않음[不生]을 깨닫게 하는 곳이며,성행당(省行堂)이란
이 몸의 잘못된 인연이 고(苦)를 행한 데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하는 곳이다.또한 연수당(延壽堂)이란 혜명(慧命)을 얻고자 색신
(色身)을 부지한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고
죽는 곳을 깨닫도록 하는 곳이다.흔히 보는 일인데 조금만 몸이
불편해도 곧 이런 집으로 들어오고,견뎌 보려고는 하지 않고 몸
보신이나 생각하다가 병이 오래되면 고향을 생각할 뿐 잘 돌이
켜 괴로움의 근본을 없앨 생각은 하지 않는다.옛 성인이 말하기
를 ‘병은 중생에게 좋은 약이니 잘만 복용하면 치유되지 않는 경
우가 없다’고 하셨고,어느 큰스님도 ‘병들지 않는 자가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이 때문에 이 글을 분명히 적어
뒷사람에게 고한다.”
선사가 변변찮은 사람들을 꼬집어 바로잡고자 한 글을 살펴보
면,괴로움의 근본을 돌이켜 생각하도록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
니라 계율을 지키며 가르침에 따라 죽어야 함을 알려주는 것이었
다.명백하고도 간절한 그의 말은 약석(藥石)과 같으니,아!큰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