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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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141
陽)태수로 나와 있을 때였다.연선사는 그 고을에 들어갔다가 마
침 그가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서 물었다.
“무엇이 군주(郡主)의 한 자루 붓입니까?”
“ 찾아오는 사람을 판결하는 것입니다.”
“ 갑자기 아무도 오지 않을 때는 어찌하시렵니까?”
왕공은 붓을 던져 버리는 시늉을 하였다.
또한 낭중(郎中)허식(許式)이 서촉 지방의 조운사(漕運使)로 가
는 길에 연선사를 찾아왔는데,때마침 부처님 앞에서 접견하게 되
자 허식이 물었다.
“부처님께 먼저 절을 할까요,아니면 스님에게 할까요?”
“ 두꺼비가 뱀을 삼켰도다.”
“ 그렇다면 아무 데도 절하지 않고 가겠습니다.”
“ 그대는 말에 걸려들었소.”
“ 저는 스님이 한쪽 눈은 갖추었다고 인정하겠습니다.”
연선사가 소맷자락을 흔들어 보이니,허식이 “오늘에야 스님의
진가를 보았습니다”하고는 절을 하였다.
정진공(丁晋公)은 시와 함께 황제에게 하사받은 붉은 비단 보
자기에 용자차(龍字茶)를 싸서 연선사에게 보냈다.
지난 봄 불에 말려 놓았던 용차를 단단히 봉한 후에
푸른 글자 새겨 놓은 붉은 비단에 고이 싸니 두 눈이 새롭도다
이처럼 좋은 물건 누구에게 걸맞을까
쌍림 숲 아래 상승인(上乘人)이지.
密緘龍焙火前春 翠字紅銷慰眼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