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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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거북이 두꺼운 껍질 속에 머리 꼬리 옴츠리니
일흔두 번 뚫어도 어쩔 수 없네
수봉사 공수좌도 꼭 닮아서
아름다운 초청에도 깊은 산골을 나오지 않는구려.
山龜有殼藏頭尾 七十二鑽不奈何
恰似秀峰空首座 嘉招不肯出煙蘿
공수좌가 답하였다.
나가려 하지 않음은 고상해서가 아니요
썩은 새끼줄로 육두마차 어떻게 끌겠소
조계수에 긴 국자 의지하여
이끼 덮인 소나무 위에 차가운 달 음미하면 좋겠네.
敢將不出以爲高 朽索其如六馬何
賴有舀谿長柄杓 不妨霜月在松蘿
공수좌의 게송은 운치가 고상하고 절묘하며,더욱이 사리에 원
만하였다.약초 캐는 도인에게 보낸 게송은 다음과 같다.
대중 앞에 그대로 꺼내 보이니
오는 곳 분명하고 갈 곳 또한 분명하구나
많은 사람이 스스로 잘 보호하고 있으니
선생이여 조금치도 서로 속이지 마오.
當陽拈出大家看 來處分明去處端
總是諸人自遮護 先生毫髮不相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