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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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145
승(勝)선사 또한 원오선사의 법제자가 되어 사주(泗州)보조사
(普照寺)의 주지를 지냈으며 그의 법호는 법제선사(法濟禪師)이다.
10.속세 떠나 참선만 하다/공(空)수좌
복주(福州)공(空)수좌가 강서(江西)운문암(雲門庵)에 있던 때였
다.어느 날 묘희(妙喜)노스님이 향엄상수(香嚴上樹)의 화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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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자,“봄바람을 마주하여 자고새가 노래하네”하고 대답하였다.
묘희스님이 다시 따져 물었다.
“이것이 나무 위에서의 말이냐,아래에서의 말이냐?”
이에 공수좌는 망연자실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 후 도적
을 피하여 조계사(曹溪寺)로 갔다가 다시 임천(臨川)소산사(疎山
寺)로 가니 그곳에는 초당 청(草堂善淸)화상이 있었다.계속해서
전에 들던 화두를 들다가 깨달은 바 있어 “묘희선사의 활용처를
문득 보았다”고 말하고는 드디어 민현(閩縣)으로 돌아가 고전(古
田)수봉사(秀峰寺)에 주석하였다.그의 명망이 사방에 알려져 큰
사찰의 부름을 여러 차례 물리치니 동선 정(東禪淨)선사*가 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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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 그를 조롱하였다.
*향엄(香嚴智閑)스님이 대중법문을 하였다.“어떤 사람이 나무에 올라가서 입으로
만 가지를 문 채 손으로 가지를 잡지도 않고 발로 가지를 밟지도 않았다.이때
밑에서 누군가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어냐고 물었다.대꾸하지 않으면 묻
는 이의 뜻에 어긋나고 대꾸하면 자기 목숨을 잃는다.이럴 때 어찌해야 좋겠느
냐?”이때 호두(虎頭)상좌라는 이가 있다가 나서서 물었다.“나무에 오른 뒤는 묻
지 않겠습니다.나무에 오르기 전의 소식을 말씀해 주십시오.”그러자 스님은 크
게 웃었다.
*동선(東禪)은 서선(西禪)이어야 옳다.【卍속장경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