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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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147
또한 빗물이 새는 지붕을 수리하는 스님에게 보낸 게송은 다음
과 같다.
여기 총림을 한번 돌아보니
벽돌을 두들기고 기왓장 매만지며 궂은 일 마다 않네
홀연히 뻥 뚫린 하늘 구멍을 밟아 보고
이제껏 섰던 자리가 높았음을 아노라.
是處叢林走一遭 敲甎打瓦不辭勞
忽然踏著通天竅 始覺從前立處高
또한 흰눈 속에서 한 스님의 게송에 답하였다.
천지를 덮은 일 공이 있는 듯하나
확연히 깨달아 보니 다시금 종적은 없어지고
자취 없는 그곳을 모른다면
분분한 옥가루가 눈[眼]속에 떨어지리라.
蓋覆乾坤似有功 洞然明白又無蹤
其如未識無蹤處 玉屑霏霏落眼中
시랑(侍郞)증길보(曾吉甫)가 시를 지어 그에게 보냈다.
강서의 화두법을 공선사 얻었는데
속세 떠나 참선만 할 뿐 당겨도 오지 않네
비밀스런 게송은 천하에 오묘한데
그가 한 문파에서 나올 줄은 아무도 모르네.
江西句法空公得 一向逃禪挽不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