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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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151


            선사에게 제문을 지어 자기의 제사를 지내도록 하고 자신은 의자
            위에 반듯이 앉아 있는데 안색이 태연자약하였으며 승려와 속인

            이 모두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그 제문은 다음과 같다.


                 “숭녕(崇寧)원년(1102)임오 6월 7일에 문도인 비구 혜방(惠方)
               은 허공으로 그릇을 삼고 삼라만상으로 반찬을 삼아 사심화상의
               영전에 삼가 제사를 올리나이다.천지의 정기가 생기를 활짝 뿜
               어내어 남방에 잉태하니 강렬하고 빛나나이다.두 번이나 사자좌

               에 높이 앉아 조사의 명을 엄히 행하였고 하루아침에 옷을 털고
               일어서니 납자들이 뒤따르며 눈이 휘둥그랬습니다.날카로운 기
               봉을 번갯불처럼 번득이니 누가 감히 논평할 수 있겠습니까.번
               뇌 바다에 들어가 열반성을 이루시고 근기에 맞게 약을 써서 미
               친 자와 취한 자를 깨어나게 하셨습니다.빛을 감추고 덕을 길러
               영욕 속에 섞여 들어가 자재를 얻으시고 천하를 유희하시니 일

               법(一法)이 만일 있다면 삼라만상이 높이 나타나리다.마음껏 흠
               향하소서.”


               아!사심선사는 평소 부처님과 조사를 욕하고 꾸짖는 기개가
            사방을 뒤덮었으므로 총림에서는 그를 ‘신맹팔(新孟八:난폭한 사

            람을 孟八郞이라 부르는데 그에 견주어서 붙인 말)’이라 하였고,은
            밀한 곳에 은거할 때는 몸가짐이 진실로 가볍지 않았다.그러나
            스승과 제자 사이에 아이들처럼 장난을 하였으니 보통 사람의 마

            음으로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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