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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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153


               그는 말끝에 그런 도리가 있는 줄 알았으며,동이 틀 때까지
            대화를 주고받았다.그 뒤 반 년을 끊임없이 물어서 마음에 맺혔

            던 응어리가 모두 녹아 버렸다.이에 큰스님들과 선문답을 주고받
            게까지 되었는데,이를 모아  여양선회집(汝陽禪會集) 이라 이름
            하고 스스로 서문을 지었다.



                 “생각건대 달마스님이 서쪽에서 건너와 소림사에서 벽을 마주
               한 뒤로 심법의 등불이 이어져 왔고 의발이 은밀히 전수되어 왔
               다.그러다가 육대에 이르러서야 열매를 맺고 사방으로 널리 전
               해져 갈대처럼 많은 대중이 기연 따라 깨닫고 한곳으로 돌아왔
               다.성품 바탕은 항상 밝으나 언어 기틀에는 차별이 있고,사제

               간에 받은 것이 달라 체용(體用)도 달라지는 법이다.물을 건너는
               짐승이 물이 깊은지 얕은지를 관혜(觀慧)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분별할 수 있겠는가.성중(城中)의 우유가 묽은지 진한지는*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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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미(法味)를 따라 변하는 것이니 터럭끝만치라도 어긋남이 있으
               면 갈수록 더욱 멀어지고 고기 잡는 통발에 집착하면 여러 갈래
               로 나누어지기 쉬운 법이다.
                 남악 회양(南嶽懷讓)선사가 조계의 맏이[嫡子]가 된 뒤로 회양
               선사는 마조 도일(馬祖道一)선사에게,도일선사는 백장 회해(百丈

               懷海)선사에게,회해선사는 황벽 희운(黃檗希運)선사에게,희운선
               사는 임제 의현(臨濟義玄)선사에게,의현선사는 흥화 존장(興化存
               獎)선사에게,존장선사는 여주(汝州)남원 옹(南院顒)선사에게,옹
               선사는 풍혈 연소(風穴延沼)선사에게,연소선사는 수산 성념(首山
               省念)선사에게,염선사는 광혜 원련(廣慧元璉)선사에게 법을 전하


            *우유가 목장에서 생산되어 성 안의 시장으로 운반되기까지 몇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는 동안 물을 타고 또 타고 하여 묽기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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