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P. 160
160
회(會)선사는 천의 회(天衣義懷)선사의 법제자이다.그의 인연은
성숙하지 못했다 해도 기변(機辯)은 누구보다도 뛰어났다.오거사
(烏巨寺)의 행(道行)선사가 일찍이 그의 지략에 대해 ‘임제 문하에
금강역사의 눈과 사자의 발톱’이라고 칭찬한 적이 있는데 행선사
역시 그를 가슴에 새겨 두고 있었나 보다.
18.육담당(六湛堂)/위진가(衛進可)
천동 각(天童覺:宏智正覺,조동종)선사는 세모에 사승(寺丞)위
진가(衛進可)의 집을 방문하였는데,그 집에는 ‘육담당(六湛堂)’이
라는 채가 있었다.이는 “6처(六處)가 쉬어져서 한결같이 담연(湛
然)하다”는 능엄경 의 구절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위진가가 게
송을 빌려 그 뜻을 밝혀 달라 청하니 각선사는 즉석에서 읊었다.
풍파 일지 않으니 신령한 근원 보이고
6처가 돌아갈 곳이 없으니 바탕이 담담하네
모든 법의 성품 비어야 비로소 제자리를 얻으니
손가락 퉁기는 순간에 활짝 문이 열리네
서리맞은 매화가 울타리에 떨어지니 봄이 어떻게 일찍 오겠소
눈 내린 창가에는 밤이 어둡지 않구나
삼라만상에 마음 도장을 찍으니
모든 티끌 초월하여 흔적 없이 묘하네.
風瀾未作見靈源 六處亡歸體湛存
諸法性空方得座 一彈指頃頓開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