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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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두(南匾頭:납작머리 혜남스님)가 석상사(石霜寺)에서 오래
            머무르지도 않았는데 그의 도가 이처럼 성하였구나!”

               이 말에 열선사는 더욱 놀랐다.그리고는 향을 가지고 와서 가
            르침을 청하니 소선사가 말하였다.
               “나는 복이 없고 인연이 적은 사람이니 어떻게 남의 스승이 될

            수 있겠는가.그러나 그대의 견해를 한 번 말해 보아라!”
               열선사가 자기 생각을 모두 털어놓으니 소선사가 말했다.
               “그것으로 부처 경계에는 들어갈 수 있지만 마구니 경계에는

            들어갈 수 없다.마지막 한마디[末後一句]라야 굳게 닫힌 관문에
            이를 수 있다 하신 옛 분의 말씀을 알아야 한다.”
               열선사가 대답하려는 찰나에 또 불쑥 물었다.

               “무위(無爲)를 어떻게 설명하겠느냐?”
               열선사가 또다시 대답을 하려는데 소선사가 갑자기 크게 웃으

            니 이에 열선사는 환하게 터득하였다.
               한번은 이 이야기를 무진거사 장공에게 한 적이 있었다.숭령
            (崇寧)연간 황제의 3주기 제사 때,적음(寂音)존자가 협주(峽州)

            선계사(善谿寺)에서 무진거사를 찾아오니 무진거사가 말하였다.
               “지난날 귀종사(歸宗寺)에서 진정(眞淨)노스님을 만나 이야기

            를 하다가 도솔스님이 말한 ‘마지막 한마디……’를 언급하였습니
            다.그런데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정스님이 갑자기 화를 내면
            서 ‘이는 피를 토하고 죽을 까까머리의 얼빠진 소리니 믿을 게 없

            다’고 욕을 하였습니다.너무나 성을 내기에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없었지만 진정스님이 이 이야기를 모르고 있는 것이 안타
            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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