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8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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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음선사도 게송 두 수를 지어 종열선사의 시자 지선(智宣)스님에
            게 전해 주었다.



                 소(素)선사 떠나신 후 맑은 명성 남아
                 ‘말후구’는 마치 황석공의 소서(素書)같아라
                 영웅을 깡그리째 죽여 버려도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장량(張良)의 두 눈은 마치 오랑캐를 걱정하는 듯하구나.
                 素公死後閑名在 末後句如黃石書
                 殺盡英雄人不見 子房兩眼似愁胡

                 ‘무위’두 글자를 무어라 말할꼬
                 입을 벌리면 그대의 병이 도리어 깊어지는 것을 아니

                 예전의 선(宣)시자에게 물어보라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하리.
                 無爲兩字如何說 開口知君病轉深
                 試問舊時宣侍者 不言不語笑吟吟


               아!열선사는 소(素)선사에게 법을 묻고 그의 자취를 잊을 수

            없어 드디어는 무진거사를 그 속으로 빠지도록 하였다.적음선사
            가 진정스님의 독약을 밝혀 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무진거사의 불
            치병을 고칠 수 있었겠는가.참으로 큰스님이 학인을 위하는 데에

            는 각기 다른 은혜가 있으니 어찌 그 한계를 쉬이 헤아릴 수 있겠
            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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