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0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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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벌떡 일어나 책상 위의  전등록 을 펼쳐 보다가 때마침
            파조타(破竈墮)선사의 인연에 가서 막힘 없이 자기가 증험한 바와

            일치된 것을 보았다.
               원오(圜悟)선사가 그의 요사채를 찾아가 청림(靑林)선사의 흙
            나르는[搬土]*화두를 들어 그를 시험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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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적이나 지금이나 벗어난 사람은 없다.”
               “ 벗어나기 어려운 게 뭐가 있겠습니까?”
               “ 철륜천자(鐵輪天子)가 천하에 명을 내린다고 한 그의 말에서

            또한 어떻게 벗어나올 수 있겠는가?”
               “ 나는 제석천궁에서 사면서를 내린다고 말하리라.”
               원오스님이 물러 나와 그의 도반에게 말하였다.“원(遠)스님에

            게 사람을 살리는 방편[活人句]이 있으니 기쁘다.”
               그 후 불안선사의 법제자인 오거사(烏巨寺)의 행(道行)스님이

            송을 지어 해회사의 일을 밝혔다.


                 나는 알지 못한다,너만 못하다 하니
                 달마는 앞니 두 개가 빠졌네
                 온 천지에 끝없이 널려 있는 흰 수초 위에 부는 바람은
                 분명 가을 강물 위에서 일어난 건 아니로세.

                 我不會兮不如你 達磨當門缺兩齒
                 滿堂無限白蘋風 明明不自秋江起



            *청림 건(靑林師虔)선사는 신참이 오면 으레 흙짐을 세 차례 져 나른 후에 큰방에
              들게 하였다.한 스님이 그 일을 긍정치 않고 물었다.“세 차례 옮기기 전은 묻지
              않거니와 세 차례 옮긴 뒤에는 어떻습니까?”“철륜천자가 천하에 명을 내린다.”
              그 스님이 대꾸가 없자 사건스님이 때려서 내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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