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0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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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가의 나이가 얼마나 되었소
긴 눈썹은 털옷에 싸인 듯하여라
경문을 보매 글자 작은 것을 탓하고
일을 물을 때면 큰소리 좋아하네
진종일 햇살 아래 등을 쪼이고
오르막 계단을 점점 힘들어하며
나도 지난날 젊은 시절엔
높은 산 두세 번 올랐다 하네.
俗臘知多少 龐眉擁毳袍
看經嫌字小 問事愛聲高
曝日終無厭 登階漸覺勞
自言曾少壯 遊嶽兩三遭
신선사는 밝은 안목을 가진 큰스님으로서,이 글이야 유희에
지나지 않는다.그러나 노승의 늙은 모습과 정서적인 취향을 잘
묘사하여 도리어 절묘의 극치를 이루었다고 할 만하다.
41.해박한 지견을 자부하다가/장영숙(蔣穎叔)
추밀(樞密)장영숙(蔣穎叔)은 원통 수(圓通法秀)선사와 방외(方
外)의 벗이다.그는 평소 심종(心宗)을 공부하였으나 한편 교학[敎
乘]에도 푹 빠져 화엄경해(華嚴經解) 30권을 지어 놓고 자신의
지견을 자부하였다.원풍(1078~1085)연간에 회상(淮上)지방의
조운사가 되어 장노사(長蘆寺)에 도착하자 수(秀)선사를 방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