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P. 34

34


            로 그 마음을 나타내었으니 유청과 오신 두 분 스님과 도로서 만
            난 경지를 여기에서 대략 엿볼 수 있다.아!세상에 가장 귀중한

            것은 도이다.그가 이미 이를 알아냈으니 ‘문장이란 하찮은 재주’
            라고 했던 두보의 말이 어찌 부질없는 말이겠는가.




               5.한마디 할(喝)로 화엄 5교를 설명하다/만암 성(蹣庵成)선사



               만암 성(蹣庵成:임제종)선사의 속성은 유(劉)씨이며 의춘(宜春)
            사람이다.유생의 의관을 벗어버리고 앙산사(仰山寺)에서 승복을
            입었으며,보융사(普融寺)의 도평(道平)선사를 스승으로 출세간법

            을 배웠다.
               선화(宣和:1119)초 동경(東京)정인사(淨因寺)에 주지로 있을
            때 태위(太尉)진양필(陳良弼)이 대법회를 열자 모든 선사와 강사

            들이 모여들었다.이때 현수종(賢首宗)에서 추앙받던 선(善)법사라
            는 이가 여러 선사에게 물었다.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은 소승에서 원돈(圓頓)교까지 공(空)과
            유(有)를 쓸어버리고 진상(眞常)을 깨친 뒤 모든 덕을 장엄해야 비
            로소 부처라고 할 수 있다 하였습니다.그런데 선종에서는 할(喝)

            하나에 범부를 성인으로 바꾼다 하니 여러 경론의 설과 위배되는
            듯합니다.이제 이 할(喝)한마디가 5교(五敎)에 들어간다면 그것

            을 바른 말이라 할 수 있지만 5교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틀린 말
            이 될 것입니다.”
               이때 그 좌석에 있던 여러 선사 중 법진 일(法眞守一:운문종)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