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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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물레방아를 보고 깨닫다/충도자(忠道者)
황룡사(黃龍寺)충도자(忠道者)가 처음 서주(舒州)용문사(龍門
寺)에 갔을 때였다.물레방아간을 거닐다가 ‘법 바퀴[法輪]가 항상
돌고 있다’는 푯말을 보고서 크게 느낀 바 있어 손뼉을 치며 게송
을 하였다.
큰 법륜을 돌리고 돌려
눈앞에 한 꾸러미 있는데
다시 무어냐고 묻는다면
물이 밀려와 돌방아를 돌린다 하리.
轉大法輪 目前包裏
更問如何 水推石磨
이 게송을 원형으로 나열하여 기록하였다.뒤에 방장실을 찾아
가 불안(佛眼)선사에게 바친 뒤 인사를 하고 그곳을 떠나서는 구
강(九江)을 건너 여부(廬阜)에 올라가 밤이슬을 맞아가며 풀 속에
잠을 자고 뱀과 호랑이를 이웃 삼았다.산비탈이 완만하고 물결이
거세지 않은 곳에 이르러 마음에 맞으면 거기서 며칠이고 먹지도
않고 몇 날 밤을 눕지 않으며 머리털이 자라도 자르지 않고 옷이
헤져도 갈아입지 않았다.스님들은 이런 점을 좋게 여겨 ‘충도자
(忠道者)’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 당시 사심선사가 황룡사의 주지로 있었는데 그의 도는 세상
에 드높아 찾아오는 학인을 모두 수용할 수가 없었다.이에 늦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