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P. 41

나호야록 上 41


            봄에 결제를 하여 찾아오는 학인을 제한하였다.사심선사의 풍모
            와 엄격한 법력 앞에서 감히 그 누구도 스님의 기봉(機鋒)에 대항

            하는 자가 없었는데,충도자는 바로 앞에서 사심선사에게 항변하
            고 게송을 지어 그를 풍자하였다.


                 미친 중이 사심을 욕한다 나무라지 마오
                 사심의 여름 결제,총림을 깨뜨렸네

                 총림의 눈 밝은 납자 믿을 만하거든
                 이 말을 반드시 고금에 전해야 하리.
                 莫怪狂僧罵死心 死心結夏破叢林
                 叢林明眼如相委 此語須敎播古今


               또 한번은 이른 초저녁에 흰 목검[白木劍]을 들고 사심선사의

            방을 찾아가 물었다.
               “노스님은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사심선사가 대답을 하려는데 충도자가 곧바로 목검을 휘둘렀

            다.사심선사가 목을 길게 내밀며 미소짓자 충도자는 목검을 땅에
            팽개치고 춤을 추며 방을 나갔다.

               한번은 급사(給事)풍제천(馮濟川:馮殄)이 그를 승업사(勝業寺)
            의 주지로 임명해 주기를 청하는 글[疏]에서,
               “불안선사의 물방앗간에서 법륜이 항상 돌고 있음을 깨달았고

            사심선사의 방안에서 지혜의 칼을 서로 휘둘렀다.”
            고 썼다.사람들은 이에 대해 사실을 기록한 것이라고 하였다.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