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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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49
11.황제와 법을 주고받다/대각 회련(大覺懷璉)선사
대각(大覺懷璉:운문종)선사가 지난날 늑담사(泐潭寺)에 살 때,
방안에서 좌선하노라니 황금 뱀이 바닥에서 불쑥 나왔다가 곧장
사라져 버렸다.이 말을 전해 들은 사람들은 모두 좋은 징조라고
찬탄하였는데,얼마 후 여산 원통사(圓通寺)로부터 황제의 조칙이
있어 동도(東都)정인사(淨因寺)의 주지가 되었다.
이에 앞서 인종(仁宗)황제가 투자어록(投子語錄)을 보다가,
한 스님이 투자스님에게 “무엇이 큰길의 흰 소[露地白牛]입니까?”
라고 묻자 투자스님은 연신 그를 꾸짖었다는 구절에서 깨닫고는
석전송(釋典頌)14수를 지었는데,여기에는 그 첫 수만을 기록한
다.
만일 주인공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참으로 고요하여 태초의 허공과 합친다 하리
머리는 세 개 팔뚝이 여섯이라*
6)
엄동설한 섣달에 봄바람이 훈훈하구나.
若問主人公 眞寂合太空
三頭倂六臂 臘月正春風
그리고는 이를 회련선사에게 하사하니 회련스님이 게송으로 답
하였다.
*삼두육비(三頭六臂):마군을 항복받는 일을 맡은 부동명왕(不動明王)이나 애염명
왕(愛染明王)의 기괴하고도 성난 듯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