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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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선사의 격조 높은 문장과 지극한 이론은 훌륭하게 교화를 베
풀 만하였고,게다가 이 책을 올려 대장경에 수록되게 하였으니,
불법의 기강을 유지한 그의 공로는 세월이 가도 시들지 않을 것
이다.아!우리들은 죽을 때까지 보지 못할 책이니 눈에 보이지
않게 우리가 누리는 이 복이 다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를 어찌 알
겠는가.
15.생사를 유희로 알다/보(普)수좌
촉승(蜀僧)보(普)수좌는 자기를 성공암주(性空菴主)라고 불렀으
며,사심(死心)선사를 찾아뵙고 화정사(華亭寺)에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다.평소에 쇠피리를 즐겨 불었으며 얽매임 없이 스스로 즐
겼으니,그가 범부인지 성인인지 가늠할 길이 없었다.또한 게송
으로 사람을 잘 인도해 주기도 하였다.그가 지은 ‘산에 살며[山
居]’라는 게송은 이렇다.
마음과 법을 함께 잊어도 망상은 남아 있고
색공이 둘 아니라는 것도 티끌을 남기니
뭇 새도 오지 않았는데 또다시 봄은 가니
암자에 머무른 사람 그 누구인지 모르겠다.
心法雙忘猶隔妄 色空不二尙餘塵
百鳥不來春又過 不知誰是住庵人
또한 대중을 경책하는 게송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