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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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59


                 도를 배우는 것은 궁중을 지키는 일과 같은 것
                 낮에는 여섯 적을 막고 밤에도 또렷하다네
                 장군이 명령을 내리노라면
                 창칼을 들지 않고 천하태평 이루리

                 농사짓지 않고 밥 먹으며 누에치지 않고 옷 입으니
                 세상 떠나 한가한 건 좋은 임금 만난 때문이라
                 조사의 관문을 뚫지 못했거든
                 그대 마음대로 뜻을 세우라

                 하루 스물네 시간 공부에 머무르지 말고

                 가고 옴이 다하고 다함이 없는 데에 이르러
                 다함이 없는 그 밑바닥을 훤히 보아야
                 수미산 제일봉을 밟을 수 있으리.

                 學道猶如守禁城 晝防六賦夜惺惺
                 中軍主將能行令 不動干戈致太平

                 不耕而食不蠶衣 物外淸閑適聖時
                 未透祖師關棙子 也須有意著便宜

                 十二時中莫住工 窮來窮去到無窮
                 直須洞徹無窮底 踏倒須彌第一峯


               설두 지(雪竇持)선사가 그에게 답한 게송이 있다.



                 성공노인!무엇이 그리 즐거웁소
                 가진 것이라곤 옷 세 벌에 바리때 하나뿐
                 총림에선 확실한 사심의 제자
                 가슴 열고 말하니 마음 활짝 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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