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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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67
원오스님은 촉 땅으로 돌아가고 원선사는 절강 동쪽으로 돌아
가 자취를 묻고 살며 명예를 바라지 않았다.그러나 괄창(括蒼)태
수 경연희(耿延禧)가 원오선사에게 도를 묻고 그의 어록을 보다가
‘초상(肖像)’에 대해 쓴 글을 보고서야 원선사의 인품을 알고는 남
명산(南明山)에서 법회를 열게 하였다.그리고는 사람을 보내 원선
사를 찾다가 태주(台州)보은사(報恩寺)대중방에서 원선사를 만나
명을 받도록 하였다.보은사 방장 고(古)선사는 영원(靈源)선사의
상수 제자였는데 그때 법문을 듣고 몹시 놀랐으며 그를 대단하게
여겼다.이 일로 당시 가는 곳마다 훌륭한 스님들이 앞다투어 모
여들었다.원선사는 높은 도를 지니고서도 대중스님들과 섞여 살
며 끝없이 수행을 쌓았다.그러다가 때를 만나 세상에 나오게 되
었으므로 세상에 뛰어난 인물이 된 것이다.오늘날 겉만 귀하게
하고 속은 그렇지 않으면서 자신을 내세우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원선사의 몸가짐을 본다면 부끄러움이 없지 않을 것이다.
18.강서 지방에 불법이 성했던 때/영원 유청(靈源惟淸)선사
영원(靈源惟淸)선사는 일찍이 황룡사 회당(晦堂)선사를 찾아뵙
고 가르침을 받아 ‘청시자(淸侍者)’로 총림에 이름이 났었다.원우
(元祐:1092)7년 무진거사 장상영(張商英)이 강서 지방의 양곡을
운반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는데 전부터 영원선사를 존경해 왔다.
당시 영원선사는 흥화사(興化寺)에 있었는데 장상영이 분령(分寧)
의 관리에게 공문을 보내 여러 사찰의 주지들과 함께 영원선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