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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披來只麽且延時 忍觀蠶苦勞檀施
縱饒羅綺百千般 濟要無過是禦寒
僧來玩俗來玩 黑噴雲霞山水現
五嶽煙凝是翠縑 四溟浪白爲銀線
他人云甚模樣 剛把漁牋作高尙
雖多素質混然成 免效田畦憑巧匠
逞金襴與紫袍 狂僧直是心無向
迦葉頭陀遙見時 定將白氎來相讓
向伊言 我不換
노화상 천은 평소 자명(慈明)선사께서 벗으로 예우하였고 노남
(老南:황룡 혜남)선사는 숙부처럼 공경하였다.스님은 자유스럽게
초탈하여 아무런 구애가 없었던 분이니,이른바 ‘백 개를 많다 할
수 없고 하나를 적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니겠는가.스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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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옷을 만들어 입은 뜻은 세상 사람들의 사치와 꾸밈을 바
로잡고자 함이며,얽매임 없이 노래부른 그 뜻은 진실하지 못한
세태를 풍자하려는 것이 아니겠는가.이로써 살펴보면 그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 없지 않을 것이다.
*망아지는 백 마리가 있어도 많다 할 수 없고,좋은 말은 한 마리라도 적다 할 수
없다는 옛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