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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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69


               아!강서 지방에 불법이 가장 융성하던 시기는 원우(元祐)연간
            이었다.그러나 그 당시 불교를 탄압한 것은 사람들의 안목이 높

            았기 때문이다.하물며 주지를 가려 모시는 예의가 이와 같이 남
            달랐는데도 영원선사는 게송을 지어 굳이 사양하였고 태사는 서
            신을 통하여 그를 훌륭하다 하였으니,마음에 느낀 것이 없었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었겠는가.




               19.큰스님을 잡아당기고 걷어차다/복(復)수좌


               임공(臨功)의 복(復)수좌는 널찍한 이마에 깊은 눈매,그리고 작

            달만한 키에 날카로운 재치를 지닌 사람이었다.회산(淮山)백운사
            (白雲寺)에 잘 다녔는데 백운 단(守端)스님은 그를 큰그릇이라 하
            여 매우 중히 여겼다.어느 날 함께 산행을 하는 길에 백운스님이

            걸어가면서 말하였다.
               “자네는 어느 큰스님을 찾아뵈었는가?나에게 한번 말해 보게.”

               “ 얼마 전 호상에 있을 때,복엄 아(福嚴雅)선사․상봉 붕(上封
            鵬)선사․북선 현(北禪賢:운문종)선사를 잠깐이나마 친견한 적이
            있습니다.”

               백운스님이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정말로 선지식들을 만나고 왔군.그러면 내가 그대에게 묻겠

            는데,‘현사스님이 고개를 나가지 않았다[玄沙不出嶺]’한*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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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사불출령(玄沙不出嶺):현사스님이 설봉에 있다가 영(嶺)을 떠나 행각을 하려고
              영마루까지 갔으나 발가락을 돌뿌리에 걷어 채이고 설봉으로 돌아와서 다시는 영
              을 나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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