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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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77
러내는 까닭이리라.
22.임제종을 중흥하다/오조 법연(五祖法演)선사
오조 법연(五祖法演)스님이 백운사(白雲寺)에 있을 때 방아 찧
는 일을 맡았는데,하루는 단(端)화상이 찾아와 스님에게 말하였
다.
“여산에서 선객 몇 사람이 찾아왔는데,그들에게 따져 물어보
니 모두 깨달은 바 있었고,말을 시켜 보니 말에 근거가 있었고,
사례를 들어서 물어보아도 역시 밝았다.그러나 화두에다 한마디
붙여 보라 하니 말을 하긴 하지만 미진한 데가 있었다.그대는 어
떤지 말해 보아라.”
법연스님은 이에 큰 의문을 품고 혼자 스스로 생각하였다.
“이미 깨달은 바도 있고,설법도 하고 기연에도 밝은데 어찌하
여 미진하다는 말인가?”
이렇게 며칠을 참구한 끝에 갑자기 깨닫게 되어 이제껏 보물처
럼 아끼던 것을 한꺼번에 놓아버렸다.그 후 한번은 이렇게 말했
다.
“내 이 일로 온몸에 구슬땀을 빼고는 밝아졌다.그리하여 짐을
모두 벗어 놓으니 그 상쾌함은 맑은 바람 같았다.”
설당 행(雪堂行:임제종 양기파)선사가 송을 지어 이를 표현하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