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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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맡에 내린 흰눈 쓸 생각 없고
                 누더기란 원래가 못난 중이 입는 옷

                 고고한 절개는 태산처럼 우뚝하고
                 도심은 길이길이 백구처럼 한가하네
                 하늘 끝에서 돌아와 고개를 들어보니
                 노을 속에 쌓인 외로운 봉우리에 있는가 하여라.

                 已透雲菴向上關 薰爐茗椀且開顔
                 頭顱無意掃殘雪 毳衲從來著壞山

                 瘦節直宜靑嶂立 道心長與白鷗閑
                 歸來天末一回首 疑在孤峰煙靄閒



               광도자의 고매한 풍모와 운치를 이 시에서 엿볼 수 있다.묘희
            (妙喜)노스님도 그와 사귄 적이 있던 분인데,당시 총림에서는 그

            를 도인이라고 했다 하니 참으로 명실상부한 분이었다.




               25.선열을 말하는 시 한 수/자관(慈觀)장로


               용아 재(龍牙才)선사가 담주 자사(潭州刺史)증효서(曾孝序)의

            청으로 천령사(天寧寺)에서 개당하였을 때,한 스님이 물었다.
               “덕산스님의 몽둥이와 임제스님의 할(喝)에 대해 설명해 주십
            시오.”

               “ 소로소로.”
               “ 소로소로라는 말씀 속에 달마스님이 서쪽에서 온 뜻도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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