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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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81


            이다.”
               “ 그 경지에 사는 사람은 어떻소?”

               “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다.”
               “ 사람과 경계에 대해서야 스님의 말씀을 들었지만 종문의 궁극
            적인 일[向上事]은 어떻소?”

               “ 몽둥이맛을 보았느냐?”
               이에 계상좌는 인사하고 물러갔다.광도자가 시자에게 물었다.
               “내가 법좌에 오른 것은 무슨 일 때문인가?”

               “ 계약왕(戒藥王:계상좌)의 부탁 때문이었습니다.”
               “ 황금빛 사자새끼는 굴을 나오자마자 포효한다.말하라,황금빛
            사자새끼는 누구인가?”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다시 “바로 오늘 아침의 계약왕이다”하
            고서 법상에서 내려왔다.

               광선사는 만년에 동문이자 도반인 보봉사(寶峰寺)심(深)선사에
            게 의지하였다.눈오는 어느 깊은 밤 심선사와 화로 곁에 앉아 오
            랫동안 이야기하다가 심선사가 장난 삼아 사람을 시켜 슬며시 광

            도자의 침상과 이불을 치워 버렸다.잠잘 때가 되어 광선사는 더
            듬거리며 찾았으나 이불이 없었다.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금세

            천둥같이 코를 골며 잠들어 버렸다.상대와 자신,모두를 잊은 경
            지는 이와 같았다.
               숨어사는 계상로(季商老)가 시를 지어 보냈다.



                 운암의 최고 관문을 뚫고서
                 화롯불에 차 끓이며 미소를 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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