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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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83


            까?”
               “ 소로소로.”

               이 일을 계기로 총림에서는 그를 ‘재소로(才蘇嚧)’라 부르게 되
            었다.
               어느 날 증효서는 많은 선사를 초청하여 물었다.

               “용아선사께서 오로지 소로소로라고 대답한 것[龍牙答話只蘇
            嚧]은 무슨 뜻입니까?”
               그 말이 끝나자마자 도림사(道林寺)월암(月菴)선사가 여러 선

            사를 돌아보면서,“여러분은 이 말을 아십니까[借問諸方會也無]?”
            하였다.증효서는 웃으면서 “한 연의 시로 만들어,*선열의 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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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고 하였으나 아무도 그 다음 구절을
            잇지 못하였다.이 말이 운개사(雲蓋寺)자관(慈觀)장로의 귀에 전
            해지자,다음의 구절을 덧붙였다.



                 간밤에 허공이 입을 벌리고 웃으니
                 축융봉이 동정호를 한입에 삼켜 버렸네.
                 昨夜虛空開口笑 祝融呑却洞庭湖


               세상에서는 월암선사가 뒷구절을 붙였다 하나 그것은 자관선사

            를 외롭게 만드는 일이 아니겠는가.경산사 법음(法音)수좌가 그
            당시 운개사의 법회에서 이 일을 목격하였다고 한다.월암스님의

            도는 천하에 떨쳤는데 또다시 무엇 때문에 이것을 빙자하겠는가?



            *증효서가 물었던 구절.‘龍牙答話只蘇嚧’와 월암선사의 답 ‘借問諸方會也無’가 합
              해서 한 연의 시가 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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