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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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87


                 蝦嘛與版響 山嶽一時齊


               이 일을 계기로 더욱 참구하여 결국 심오한 경지에 이르게 되
            었다.불안선사가 여러 차례 같이 절 일을 보자고 천거하였으나

            그는 극구 사양하였다.
               “저의 얕은 공부로 어떻게 함부로 남의 모범이 될 수 있겠습니
            까.더구나 남의 결박을 풀어 주는 일은 마치 금 바늘로 눈에 낀

            막을 긁어내는 것과 같아서,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눈동자까지 다
            치게 됩니다.”

               불안스님은 그를 가상히 생각하여 게송을 지었다.


                 도란 사양할 줄 아는 데 있고
                 겸손은 자기를 돌이켜본 데서 비롯되는 것
                 이미 청운 위에 있는 줄을 모르고

                 또다시 대중 속에 몸을 숨기려 하는구려.
                 有道只因頻退步 謙和元自慣回光
                 不知已在靑雲上 猶更將身入衆藏


               그의 겸손과 지조를 불안스님의 게송에서 엿볼 수 있다.경박

            하게 떠벌리며 남의 스승이 되려는 사람들이 기수좌의 고매한 기
            상을 듣는다면 부끄럽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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