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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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91
오가 없었으며 마음이 맞아 웃는 모습은 뒷사람까지도 그들의 풍
채를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
30.조동종의 종지를 깨닫고/황룡 진(黃龍震)선사
황룡사(黃龍寺)진(震)선사는 처음 단하 순(丹霞子淳)선사를 따
라 다니면서 2년 만에 조동종(曹洞宗)의 종지를 깨닫고 송을 지었
다.
흰구름 깊게 덮인 해묵은 찬 바위 위에
이초영화(세상에 없는 귀한 풀과 꽃)를 오색 봉황이 물어 오니
한밤중 밝은 하늘에 정오의 태양 빛나는데
거꾸로 소를 타고 가죽신에 적삼 입었네.
白雲深覆古寒巖 異草靈花彩鳳銜
夜半天明日當午 騎牛背面著靴衫
단하선사는 이 송을 보고 대단하게 여겼다.또 위산에 가서는
삽초정송(揷鍬井頌)을 지었다.
위산 부자 화목하다 모두 말하지만
땅위에 가래 꽂고 창칼을 움켜잡았네
오늘에 이르러 우물 하나가 거울처럼 밝으니
때때로 바람 없어도 잔잔한 물결 이네.
盡道潙山父子和 揷鍬猶自帶干戈
至今一井明如鏡 時有無風帀帀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