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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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닿는 대로 책을 펼쳐 보다가 “이 병은 지대(地大)가 아니지
            만 그렇다고 지대를 떠난 것도 아니다”는 구절에서 이렇게 감탄

            하였다.
               “오랑캐의 말도 이럴 수 있는가!”
               그리고는 이 책이 몇 권이나 되느냐고 물으니 동료는 세 권인

            데 빌려 가도 좋다고 하였다.집에 돌아와 그 책을 읽고 있는데
            부인 상씨가 물었다.
               “무슨 책을 보십니까?”

               “ 유마힐이 설법한 경이오.”
               “ 이 경을 숙독한 후 ‘무불론(無佛論)’을 지으십시오.”
               무진은 두려워하면서 부인의 말을 남다르게 생각하였다.이를

            계기로 불법에 깊은 신심이 생겼고 조사의 도에 관심을 두게 되
            었다.후일 강서(江西)조운사(曹運使)가 되어 조사들의 법석을 두

            루 참방하면서 맨 먼저 동림사의 조각 총(照覺常總:昭覺常總)선
            사를 찾아뵈었다.상총선사는 그의 경지를 따져 보아 자기와 부합
            되자 마침내 그를 인가하면서 말하였다.

               “나에게 법을 얻은 제자가 하나 있는데 옥계사(玉溪寺)주지 자
            고경(慈古鏡:紹慈)선사이다.그도 함께 이야기할 만한 사람이다.”

               그 후 무진은 다시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며 다스리다가 분령
            (分寧)지방을 지나게 되었다.그곳의 여러 선사들이 마중 나왔으
            나 무진은 그곳에 도착하자 먼저 옥계사의 소자(紹慈)선사에게 예

            의를 표하고 그 다음에 여러 절의 선사와 인사한 뒤 맨 마지막으
            로 도솔 열(兜率從悅)선사를 방문하였다.
               종열선사는 왜소한 사람이었으나 장무진은 일찍이 공덕장(龔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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