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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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송은 마치 겨드랑이에서 노린내나는 환자가 바람머리에 서
            있는 것과 같아서 냄새를 맡아 줄 수가 없다.”

               그 후로 백장로는 다시는 남에게 내보이지 않았다.
               후일 황노직(黃魯直:정견)은 그 말을 듣고 성도(成都)대자사
            (大慈寺)에 가서 큰 글씨로 벽 위에다 시 한 수를 썼다.



                 아미산 백장로
                 게송 천 수를 지어 문집을 내었더니
                 태화산주 말씀이 걸작이라
                 겨드랑이 노린내나는 환자가 바람머리에 서 있는 것 같다나.
                 峨嵋白長老 千頌自成集

                 大和曾有言 鴉臭當風立




               5.나고 죽는 인연을 자기 뜻대로 하다/
                   귀종 가선(歸宗可宣)선사



               귀종 선(歸宗可宣)선사는 한주(漢州)사람이다.낭야 광조(瑯琊廣
            照)선사의 법제자인데 곽공보(郭功甫:郭祥正)와는 매우 절친한 사

            이였다.어느 날 갑자기 남강(南康)태수가 무슨 일로 그를 문책하
            니 선선사는 사람을 보내 곽공보에게 서신을 전하면서 서신 전하는
            자에게 현령에게는 보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당시 곽공보는 남창

            (南昌)의 태위(太尉)로 있었는데,서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에게는 다하지 못한 세상 인연이 6년 더 남아 있는데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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