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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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下 129


            일체 만나지 않고 향을 사르고 예불하였다.그리고는 피를 뽑아
             화엄경 을 베껴 썼는데 한 글자 쓸 때마다 삼배(三拜)를 올리면

            서 내생에는 나를 낳아 준 부모를 알게 해달라고 발원하였다.그
            러던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왔는데 임씨가 빨리 나오지 않자 버럭
            화를 내며,손님이 집에 왔는데 어째서 나오지 않느냐고 했다.임

            씨가 웃으면서 집에서 한 권의 사서(赦書)를 베끼고 있다고 하였
            다.손님이 그 이유를 묻자 경문을 가져와 보여주면서 ‘이 책은
            염라대왕 앞에서 쇠몽둥이를 맞고 쇠뭉치를 삼킬 때 용서받을 수

            있는 글’이라 하니 손님은 두려운 마음으로 깜짝 놀라 집으로 돌
            아갔다.그리고는 그도 한 부 베껴 썼다고 한다.




               11.도인스님에 대한 고자질/수단(守端)선사



               오조(五祖法演)스님은 서주(舒州)백운산(白雲山)해회(海會)선

            원의 수단(守端)스님에게 귀의하여 뼛속 깊이 완전히 생사대사를
            해결하였다.수단스님은 그에게 백운산 앞에 있는 물레방앗간에서
            방아 찧는 일을 맡겼다.법연스님은 해마다 방앗간 밑에서 지껑이

            와 밀기울을 거둬 판 돈으로 경전에 주석을 쓰기도 하고 이자를
            불려 인부를 고용하고 대중공양을 하며 그밖에 남은 돈은 절 돈

            으로 넣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항상 수단스님에게 그의 잘잘못을 고자질하였
            다.법연은 날마다 방앗간에서 술을 마시고 고기 먹으며 심지어는

            건달패와 계집까지 기르고 있다 하였다.이 말이 선원에 널리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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