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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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 법연스님은 일부러 고기와 술을 사서 방앗간에 매달아 놓고
건달패와 부녀자에게 화장분을 사주면서 바르게 하였다.그리고는
선객들이 방앗간을 찾아오면 부녀자의 손을 잡고 전혀 거리낌없
이 큰소리로 웃곤 하였다.
하루는 수단스님이 방장실로 불러들여 그 까닭을 묻자,법연스
님은 그저 다소곳할 뿐 다른 말이 없었다.수단스님은 법연스님의
뺨을 갈겼지만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절을 하고 물러났다.수단
스님은 혀를 차며 썩 꺼지라고 호통을 치니 법연스님은 자신이 계
산을 마치고 사람을 데려와 대조할 때까지 기다려 주십사 하였다.
하루는 수단스님에게 아뢰었다.
“제가 방앗간에 있으면서 술과 고기를 사고 남은 삼천 냥을 절
돈으로 넣었습니다.”
수단스님은 크게 놀랐으며 그때야 비로소 소인배들의 질투임을
알게 되었다.당시 원통 수(圓通法秀)선사가 수좌로 있다가 사면산
(四面山)에 주지해 달라는 청을 받고 떠나자 수단스님은 곧장 법
연스님을 수좌로 삼았다.
12.수마기(水磨記)/담당 문준선사
담당 준(湛堂文準)스님은 제갈공명(諸葛孔明)의 「출사표(出師
表)」를 읽고 문장 짓는 법을 터득했다.
그는 「나한공소(羅漢供疏:나한에게 공양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