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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31
우연히 병을 앓아 눕게 되었는데 수대사는 그를 문병하고 싶었으
나 사중의 일로 여가가 없었으므로 몰래 산문을 빠져 나와 지해
사로 찾아가 자경을 만났다.자경은 원통스님에게 서신을 보내 수
대사가 법규를 어기고 산문을 출입하였다고 알렸다.원통스님은
서신을 받고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야참법문에서 몹시 꾸짖었
다.
“자경은 참으로 소인이다.도리를 하느라 문병하러 절 문을 나
간 사람을 도리어 고자질하다니 이 어찌 제대로 된 사람이 할 일
이겠는가?”
자경스님은 이 말을 듣고 드디어 숨을 거두었는데 총림에서는
모두 그가 원통스님의 꾸지람을 듣고 죽었다고 하였다.
14.의리를 높이 사다/원통선사
무주(撫州)명수사(明水寺)의 손(法遜)선사가 법운사(法雲寺)에서
시자를 하고 있을 무렵 도림 임(道林琳)스님이 그곳에 머무르게
되었는데,방장스님이 특별히 신참스님을 위해 차를 마련하였다.
법손스님은 몸소 요사채로 찾아가 그를 초청하였는데 때마침 도
림스님은 자리에 없었고 그와 동행한 승려가 옆방에 있다가 돌아
가 있으라고 하면서 그가 오면 대신 말해 주겠다고 하였다.법손
스님이 간 후 그 스님은 이 사실을 까마득히 잊어버렸는데 공양
이 끝난 뒤 북을 울려 차 모임에 모이게 하였으나 도림스님은 참
석하지 않았다.이에 원통(圓通)스님은 신참스님이 왔느냐면서 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