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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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한다.
17.대중에 살 때처럼 주지하다/담당 문준(湛堂文準)선사
담당 준(湛堂文準)스님은 흥원부(興元府)사람이며 진정스님의
맏상좌이다.분령(分寧)운암사(雲巖寺)에 주지자리가 비어 군수가
황룡 사심(黃龍死心:悟新,1043~1114)선사에게 아는 사람을 천
거해 주면 그 자리에 모시겠다고 하자 사심스님이 말하였다.
“준산주(準山主)가 주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나는 그를 모르지
만 그의 ‘세발송(洗鉢頌)’만 보아도 매우 훌륭합니다.”
군수가 그 게송을 들려달라고 하자 사심스님은 게송을 소개하
였다.
다 쓸데없는 일!
납승의 콧구멍 큰 물건은 아래로 향해 있다
만일 모르겠거든
동쪽마을 왕씨 아줌마에게 물어보아라.
之乎者也 衲僧鼻孔 大頭向下
若也不會 問取東村王大姐
군수가 남달리 생각하고 예를 갖추어 간곡히 맞이하자 문준스
님 또한 사양하지 않았다.
그는 일생 동안 검약으로 자신을 다스려 왔으며 비록 대중을
거느리고 법을 펴는 주지였지만 대중승으로 있을 때와 다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