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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33
祖)선사는 진정스님의 수제자였는데 스님의 사리를 많이 거두어다
가 유리병에 담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공양하였다.묘희
(妙喜)스님이 곡산을 지나는 길에 한번 시험하고자 쇠다듬이 위에
사리를 올려놓고 망치를 들어 내리쳤으나 다듬이와 망치는 모두
움푹 패여 들어갔지만 사리는 부서지지 않았다.이는 평소 실천이
명백하였고 깨달은 경지가 초연한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겠
는가.
16.견처만 분명하다면/흥양 현(賢)선사
쑥대머리 현(賢蓬頭:興陽 賢스님의 별명)스님은 강주(江州)사람
으로 위산사(潙山寺)진여(眞如:大潙慕喆)스님의 문하에서 뛰어난
인물이었다.그는 견처가 분명하고 기봉(機鋒)이 날카로워 스승을
능가하는 일이 있기도 하였으나 행실이 근엄하지 못하여 대중에
게 업신여김을 당하였다.진여스님은 방장실 뒤편에 암자를 마련
하여 현스님 혼자 거처하도록 하고 방장실 앞으로 좁은 길을 내
서 형제들의 왕래도 허락하지 않았다.그 후 2년 만에 그를 대중
의 수좌로 추천하고 입승으로서 불자(拂子)를 잡게 하니 남보다
설법을 훨씬 잘하여 모든 대중이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그 후
영주(郢州)흥양사(興陽寺)의 주지로 여러 해를 살면서 불법을 크
게 펼쳤으며 입적한 뒤 육신이 허물어지지 않았다.
원오(圜悟克勤)스님이 위산사에 있을 때 그 일을 직접 보았으
며,묘희스님이 흥양(興陽)에 갔을 때까지도 그의 육신사리를 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