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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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35
없었다.새벽에 일어나면 뒤편 시렁에서 뜨거운 물을 한 국자 떠
서 얼굴을 씻고 다시 그 물로 발을 씻었으며,그 밖의 생활도 대
략 이와 같았다.법회가 끝나면 방장이나 행자나 길가는 사람처럼
평등하게 지냈고,땅을 쓸고 차 끓이는 일까지도 몸소 하여 옛사
람의 풍채가 있었다.참으로 후손들에게 좋은 모범이었다.
18.나한상을 불때서 얻은 사리들/불조 고(佛照杲)선사
법운사(法雲寺)불조 고(佛照杲)선사가 지난날 경덕사(景德寺)
철나한원(鐵羅漢院)에 물러나 있었는데 법당에는 나무로 깎은 나
한(羅漢)이 몇 분 봉안되어 있었다.서울의 날씨가 몹시 추웠으므
로 고스님은 그것을 태워 화롯불을 감싸안고 새벽까지 지냈는데
이튿날 재를 버리다가 수없이 많은 사리를 얻었다.
여러 좌주(座主)들은 모두 그를 외도라고 하였다.그러나 불조
스님은 단하(丹霞天然:729~824)스님*과 같아서 속인의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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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시험할 수 없다는 분이다.
*단하스님이 혜림사에 묵는데 날씨가 매우 추웠다.그래서 불전에 목불(木佛)을 보
자 갖다 불을 땠다.원주가 보고는 어째서 목불을 때느냐고 꾸짖으니 스님은 주
장자로 재를 뒤적이면서 사리를 얻으려고 그런다고 대꾸했다.원주가 목불에 무
슨 사리가 있겠느냐고 하니 단하스님이 대답했다.사리가 없으면 양쪽 보처존도
마저 갖다 때겠다고 하였다.그 일이 있고 나서 원주는 눈썹이 빠졌다.